⚖️ 『죄와 벌』 – 죄를 넘어서는 용서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죄와 벌』은 처음 시작부터 묵직하다.
책장을 넘길수록 마음이 답답해지고,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의 생각 속에 점점 같이 빠져드는 느낌이 든다.
그는 가난했고, 세상에 분노했고,
결국 “위대한 목적을 위해선 작은 죄는 정당화될 수 있다”는
위험한 생각으로 살인을 저지른다.
책을 읽는 동안 나도 계속 그 생각을 따라가게 됐다.
“정말 나쁜 사람을 죽인다면, 그건 죄일까?”
“그 죄는, 벌을 받아야 할까?”
📖 라스콜리니코프는 자신이 계획한 대로 살인을 저질렀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모든 일이 끝났는데도
그는 점점 무너지고 있었다.
혼자서 괴로워하고, 사람들을 피하고,
자신의 죄를 합리화하려 애쓰지만
마음 한켠에서 계속해서 무너진다.
나는 이걸 보면서
‘벌’이라는 건 꼭 감옥에 가는 걸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
진짜 벌은, 자기 자신이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
그게 훨씬 더 무섭고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 이 책이 흥미로운 건
단순히 살인과 죄를 다룬 게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인간의 ‘양심’을 파헤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런 복잡한 마음을
도스토옙스키는 너무 생생하게 써내려간다.
읽고 있다 보면
이게 진짜로 있었던 사건처럼 느껴질 정도로.
나도 나 자신에게 물어보게 됐다.
“나는 내가 잘못했을 때, 얼마나 빨리 스스로를 용서할 수 있을까?”
“내가 누군가를 용서한다고 말할 때, 진심으로 그런 걸까?”
❤️ 이 책에서 라스콜리니코프가 끝내 만나는 건,
‘사형선고’가 아니라 ‘사람’이었다.
소냐.
그는 소냐를 통해
자신이 인간이라는 걸 다시 느끼게 된다.
그리고 조금씩, 정말 조금씩
‘회복’이라는 걸 시작한다.
살면서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우리도 크고 작은 죄책감, 후회 같은 것들을 안고 살아간다.
그걸 덮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게
결국 회복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 마무리하며
『죄와 벌』은 무겁고 어렵지만,
읽고 나면 분명히 남는 게 있는 책이다.
한 인간의 죄와 고통, 그리고 회복의 과정을
시간을 들여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안의 복잡한 감정들도
조금씩 정리되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다시, 내 안의 ‘양심’이라는 게
깊은 데서 조용히 일어나는 걸 느끼게 된다.
도스토예프스키로 익숙한데 요즘은 도스토옙스키로 자주 명명하다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