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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서평

🕊 『소년이 온다』 – 목소리를 잃은 그날, 우리는 무엇을 기억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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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o.wikipedia.org/wiki/%ED%95%9C%EA%B0%95_%28%EC%9E%91%EA%B0%80%29

 

한강 (작가)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한강(韓江, 1970년 11월 27일~)은 대한민국의 작가이다. 1993년 시인으로, 1994년 등단하였다. 출판업계에 종사하다가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가 되어 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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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를 읽고 나서
한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다.
책장을 덮었지만, 이야기는 덮이지 않았고
머릿속과 가슴속 어딘가에서 계속 울리고 있었다.

한강 작가는 광주라는 구체적인 장소와
1980년이라는 시간을 배경으로
'죽은 이들의 말하지 못한 말들'을
차분하게, 그러나 절대로 가볍지 않게 꺼내놓는다.

소년이온다 - 한강


👦 도완, 그 아이의 시선

소설의 시작은 열다섯 살 소년 도완의 시선으로 시작된다.
그는 누군가의 형이고, 친구이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였지만
역사의 한복판에 서게 되면서
그는 더 이상 평범한 소년이 아니게 된다.

그의 눈으로 바라보는 광주의 모습은
잔혹하면서도 담담하다.
감정이 지나치게 드러나지도 않고,
묘사는 오히려 건조한데
그래서 더 고통스럽다.

나는 도완의 시선을 따라가며
어떻게 사람이 사람에게 이럴 수 있을까,
어떻게 이 모든 걸 겪고도 살아낼 수 있었을까,
수없이 묻게 되었다.


🩸 고통의 무게를 나누는 글쓰기

한강 작가는 이 소설에서
‘감동’이나 ‘교훈’을 주려 하지 않는다.
그 대신 우리는,
죽은 사람들의 몸과,
말라붙은 피와,
살아남은 이들의 죄책감을 통해
'기억'이라는 무게를 짊어지게 된다.

사실 이런 글을 쓰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나 같은 사람이 이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어떤 마음으로 이야기해야 할지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말해야만 한다는 책임감이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 살아남은 자의 말할 수 없음

이 소설에는 도완만 있는 게 아니다.
그를 기억하는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고, 견디고,
또 어떤 이들은 결국 무너진다.

특히 어떤 인물들은
살아남았다는 이유만으로 죄책감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침묵하게 되고, 고립되고, 말조차 잃는다.

그걸 보며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그 날’은 특정한 사람들만의 기억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나눠야 할 기억이라는 것.
말하지 않으면 잊히고,
잊히면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것.


📌 나에게 ‘소년이 온다’는

이 책은 읽는 내내 편하지 않았다.
마음이 무겁고, 때로는 책장을 넘기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 바로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되었다.

『소년이 온다』는 슬픔에 잠긴 이야기가 아니라
기억의 가능성에 대해 말하는 책이었다.
그리고 그 기억을 지금의 우리가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조용히 묻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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