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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소설은 늘 잔잔하지만 오래 남는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도 그랬지만
이번에 읽은 『작별하지 않는다』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천천히 울리는 종소리처럼 오래 울렸다.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이 책은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국사책 한 귀퉁이에서 짧게 스쳐 지나갔던 그 사건.
하지만 그 안에는 가족, 연인, 친구…
말하지 못한 작별들이 수없이 담겨 있었다.
📖 중심에는 '경하'라는 인물이 있고,
그 주변에는 여전히 사랑하고, 잊지 못하고,
말할 수 없어 더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읽는 내내 문장이 차분해서
감정도 덜할 것 같았는데
그게 더 아팠다.
그 어떤 감정보다 묵직한 침묵.
그리고 직접 말하지 않아도
다 느껴지는 그 문장들.
🌿 이건 한강 작가만이 해낼 수 있는 방식이라고 느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애도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끝내 말하지 못한 작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떠난 사람은 떠났지만
남겨진 사람의 시간은 거기서 멈춰 있는 것 같았다.
🕯 이 책은 그런 시간을 따라가는 소설이다.
책을 덮고 나서
괜찮냐고,
그동안 잘 지냈냐고,
말도 못하고 마음에만 남은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 둘 떠올랐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나는 아직 너를 잊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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